교통사고 이후 급성 심장사를 이유로 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 거절 승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226569 보험금
-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감우 변호사 김계환, 박소현
■ 사건 요지
이 사건은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피보험자가 약 2주간 입원치료를 받던 중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경우, 그 사망이 보험약관상 '상해의 직접 결과에 의한 사망'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보험금 청구 사건이다.
망 ○○○는 ○○○○○○보험과 운전자상해보험 및 종합보험 등 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각 보험에는 교통상해사망, 상해사망, 골절진단비, 자동차사고부상 등 다양한 담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보험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2022년 12월 ○○일, 고인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 당시 조수석에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여 정차 중이던 차량을 추돌하면서 연쇄 충돌이 발생하였고, 이 사고로 고인은 흉골 골절, 요추 제1·4번 골절, 골반 타박상 등 약 12주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고인은 사고 직후 ○○대학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후 ○○○○○병원으로 전원하여 계속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입원 중이던 2023년 1월 ○○일 새벽 갑자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고, ○○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결국 사망하였다.
이후 고인의 배우자인 ○○○과 자녀 ○○○, ○○○은 공동상속인으로서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해상은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에 의한 상해가 아니라 급성 심장사라는 질병에 의한 사망이라는 이유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교통사고와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결국 사망을 초래하였다며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 판결 내용
(1) 법원이 인정한 사실
법원은 먼저 교통사고 자체와 고인이 입은 상해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보았다. 또한 보험회사도 골절진단비, 입원일당 등 일부 담보에 대해서는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하고 있었으며, 실질적인 쟁점은 상해사망보험금 지급 여부뿐이라고 정리하였다.
법원은 형사판결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형사법원 역시 교통사고와 고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의학적 증거에 대한 검토
법원은 여러 의학적 자료와 전문가 감정을 종합하여 검토하였다.
먼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는 고인의 직접적인 사인을 급성 심장사로 보면서도,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과 치료 과정에서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급성 심장사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인정하였다.
◇◇병원 감정의는 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다. 감정의는 교통사고로 인한 지속적인 통증과 여러 약물의 병용, 특히 중추신경억제제와 근이완제 등의 복합 작용이 호흡기능과 심장기능을 저하시켰고, 기존 심장질환과 결합하여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감정의는 고인의 직접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등 심장 이상에 의한 자연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만 이 감정의 역시 교통사고와 입원치료 과정에서의 급성 스트레스가 심장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교통사고의 기여도를 약 20% 정도로 평가하였다.
(3)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즉, 직접 사인을 약물 부작용으로 볼 것인지, 급성 심근경색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법원은 직접 사인이 무엇인지보다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에 사회적·법적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였다.
- 사고 이전까지 고인은 77세의 고령이었지만 심장질환으로 치료받거나 심각한 건강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
- 사고 이후에는 계속 입원하면서 골절 치료와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를 받았다.
- 입원 중 별다른 새로운 사고나 다른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다.
-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와 지속적인 통증, 치료과정에서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는 기존 심장질환과 함께 사망을 초래한 공동원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법원은 교통사고가 사망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더라도 기존 심장질환과 함께 사망을 초래한 공동원인이며, 보험약관에서 말하는 상해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해상은 기존에 인정한 골절진단비 등 일부 보험금뿐 아니라 상해사망보험금까지 모두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여 ○○해상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상해사망보험금을 포함한 총 보험금 원금 55,31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다. 상속지분에 따라 배우자인 ○○○에게 26,070,433원, 자녀인 ○○○와 ○○○에게 각각 17,380,289원을 지급하도록 명령하였다. 또한 2026년 2월 ○○일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그 이후에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다만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 중 일부는 지연손해금을 중복 청구한 부분 등이 있어 그 범위를 초과하는 청구는 기각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상해사망보험금 지급 여부라는 핵심 쟁점에서 원고들이 승소한 판결이며, 소송비용도 전부 ○○해상이 부담하도록 하였다.
■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법리는 사망의 직접 원인이 급성 심장사와 같은 내인성 질환이라고 하더라도,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와 치료 과정이 그 사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공동원인으로 인정된다면 보험약관상 '상해의 직접 결과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법원은 의학적 원인만을 좁게 보지 않고, 보험법상 요구되는 사회적·법적 상당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여 보험금 지급책임을 인정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