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23.] 대퇴골 골절상을 입고 치료 중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 재해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있는지
(부산지방법원 2022. 2. 10. 선고 2020가단337358 판결)
김계환 변호사(법무법인 감우)

[ 사건개요 ]
원고는 2002. 10. 21. 피고 산하 정보통신부장관과 사이에 피보험자를 B(이하 ‘망인’), 보험수익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20년으로 하는 재해안심보험계약(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는 피보험자가 휴일에 발생한 재해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5,000만 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로 정하고 있음.
망인은 2020. 2. 22.(토요일) 16:00경 주거지인 부산 동구 C, D호 거실에서 넘어져 우측 대퇴골 경부의 폐쇄성 골절상(이하 ‘이 사건 골절상’)을 입고, 같은 해 3. 3. E병원에서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을 받은 후 같은 달 15. 폐렴으로 사망함.
원고는 2020. 6. 12.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사망보험금 등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해 8. 7.경 망인이 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함.
[ 법원의 판단 ]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골절상 또는 이 사건 수술로 인한 기력저하 등으로 폐렴이 발병하거나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골절상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망인은 이 사건 수술을 받은 후 폐렴으로 사망하였는데, 폐렴은 인공 고관절 치환술 후에 생길 수 있는 가장 흔한 감염으로 인공 고관절 치환술 환자 중 90일 이전에 1.4%에서 발생하고, 90일 이전에 사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라는 보고가 있다.
② E병원 의료진도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망인의 보호자에게 수술에 따른 심폐합병증과 사망가능성을 설명하였다(다만 E병원 의료진은 골절을 방치할 경우에 전신쇠약 및 합병증 발병 등의 위험이 있어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였다).
③ 망인은 2016. 10. 10. 폐암으로 진단받아 표적치료제를 복용 중이었고, E병원에서 작성한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의 직접원인이 폐암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폐암이 악화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는 있으나, 망인이 이 사건 골절상으로 입원할 당시 촬영된 흉부 CT에서 망인의 폐암은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가 아니었고, 망인의 호흡기 상태도 정상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에게 발생한 폐렴은 폐암이 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의 의료자문병원인 F병원에서도 ‘망인의 사망 원인은 기왕증인 폐암 4기, 고령의 상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고, 대퇴 경부 골절 발생과 수술, 수술 후 발생한 폐렴 등이 모두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영향은 약 30% 정도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어, 이 사건 골절상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
[ 설 명 ]
대상사건(부산지방법원 2020가단337358 판결)의 경우 망인은 대퇴골 골절상을 입을 당시 폐암 4기였고,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이 폐암으로 되어 있다 보니, 재해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있는지, 즉, 낙상을 망인의 사망원인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특히 망인의 경우처럼 노인의 경우 대퇴골 골절상 후 치료 중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보니, 실무상으로도 자주 문제되곤 한다.
그런데, 대상사건의 경우와 같이 노인에게서 고관절 골절(대퇴골 경부와 전자간 골절)은 2년 내 사망률이 거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중요한 사망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즉, 노인에게 고관절 골절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사망원인이다. 이와 관련하여 보고된 국내외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노령의 고관절 골절은 사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외국문헌에 의하면 14~36%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국내에서 2003년 6월부터 2005년 10월 사이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을 가진 환자 118명을 대상(53예에서 대퇴골 경부 골절, 65예에서 전자간 골절, 53예에서 양극성 반치환술을 시행한 환자임)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사망률은 28.8%를 나타내었는데, 3개월 추시율 및 사망률은 58.4%, 11.8%였고, 6개월 추시율 및 사망률은 28.8%, 28.8%였다고 한다.{김동수 외 5명, “노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술 후 사망률 및 관련인자”, 대한정형외과학회지 제43권 제4호(2008), 490페이지 참조} 그리고 위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뇌혈관 질환(7명), 폐질환(6명), 심혈관질환(6명), 당뇨합병증(5명), 폐혈증(1명), 기타(9명). 수술 후 합병증으로 욕창(14명), 수술 후 섬망 및 정신상태 변화(10명), 요로감염(6명), 폐렴(5명), 심부정맥혈전(3명), 심장마비(1명), 저산소성 뇌손상(1명) 등이었다고 한다.{김동수 외 5명, “노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술 후 사망률 및 관련인자”, 대한정형외과학회지 제43권 제4호(2008), 490페이지 참조}
또 다른 국내 연구에서도, 2003. 1. 1.부터 2004. 12. 31.까지 고관절 주위 골절로 제주도 내 정형외과 병의원을 방문한 만 50세 이상 환자 31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제주도 지역 50세 이상 인구의 보통사망률과 고관절 주위 골절을 입은 그룹간의 사망률을 비교해 보면, 2003년에서 2007년까지 보통사망률은 1.7%(=11,884명/675,889명×100)인 반면, 고관절 주위 골절 환자 그룹의 경우 사망률은 42.5%(=사망자 108명/환자 254명×100)로 현저하게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한다(129페이지).{김호봉 외 1명, “고관절 주위 골절이 사망률 및 일상생활 동작에 미치는 영향”, 대한물리의학회지 제4권 제2호(2009. 5.), 129페이지 참조}
이렇듯, 노인의 경우 고관절 골절 후 사망률이 현저히 높다. 그 이유는 골절 후 일상생활동작(ADL)의 현저한 저하로 인한 것이다.{김호봉 외 1명, “고관절 주위 골절이 사망률 및 일상생활 동작에 미치는 영향”, 대한물리의학회지 제4권 제2호(2009. 5.), 130페이지 참조} 실제 국내 연구결과에 의하면,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절 수술을 받은 노인의 수술 2개월 후 신체 기능 수준을 보면 약 20.2%는 독립적으로 실내에서 보행할 수 있었고, 54.5%는 사람의 도움 혹은 지팡이나 목발 등을 이용하여 실내에서 보행할 수 있었고, 25.3%는 보행이 불가능하거나 보행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시도조차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변기에 앉고 서기 능력을 보면 26.3%만이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고, 52.5%는 사람의 도움이나 보조기구에 의존하였으며, 21.2%는 수행이 불가능하였다고 한다.{오희영 외 1명, “낙상 후 대퇴골절 수술 노인의 신체기능, 의료이용 및 낙상의 두려움”, 성인간호학회지 15(3)(2003. 9.), 435페이지 참조} 즉, 고관절 골절 수술 후 2개월까지는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동작조차 독립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간병인의 조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이 고관절 골절 후 거의 누워서 있다 보니 근육 소실이 일어나 사망위험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관절 골절 후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는 폐질환, 특히 폐렴이고, 이는 장시간 침상에서 지내게 되다보니 거동 및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른 근육소실 등의 원인에 기인하게 된다. 특히 노인에서는 구강인두 내에 세균의 집락화가 증가하는데, 중증 환자에서는 장내 그람음성세균 등이 흔하고, 거동이 어렵거나 요실금, 만성심폐질환, 다수의 동반질환, 영양결핍이 있는 환자에서는 그람음성균에 의한 집락화가 증가하므로, 중증 폐렴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정기석, “노인 폐렴”, 대한내과학회지 제75권 제2호(2008), 130페이지}
대상사건의 경우에도 법원은 망인이 비록 폐암 4기 치료 중이었고, 폐암이 악화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는 있으나, 앞서 살펴본 노인에게서의 대퇴골 골절상 후 폐렴 발병의 위험성, 낙상사고 당시 호흡기 상태가 정상이었던 점에 비추어 폐암이 폐렴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낙상사고로 인한 대퇴골 골절상이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폐렴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9. 12. 선고 2016가단5279063 판결은 만 76세 고령의 피보험자가 2016. 5. 20. 집 대문 앞에서 넘어져 좌측 대퇴골 경부 골절상을 당하고, 좌측 고관절 양극성 반치환술을 받은 후 2016. 6. 20. 요양원에 전원하여 재활치료를 받던 중 2016. 9. 16. ‘급성 폐렴’으로 인한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한 사례에서, 망인이 수술 후 수술한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까지 수술과 관련된 별다른 합병증을 보이지 않았고, 혼자 병실 밖으로 걸어 나오고,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던 점, 요양병원으로 전원하고 나서 한 달이 지나서야 폐렴 관련 증상이 관찰된 점, 망인과 같이 요양병원에서 가료하는 환자에게 감염의 결과로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기초하여, 망인의 사망이 위 낙상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사건의 경우 낙상사고 후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얼마 안 되어 폐렴이 발병하였고, 사고 후 불과 1개월도 안 되어 사망한 반면, 위 2016가단5279063 판결 사안의 경우 낙상사고 후 인공관절 치환술 후 걷기가 가능해진 상태에서 요양병원으로 전원하였고, 사고 후 3개월 만에 사망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렇듯, 폐렴이 발병할 당시 거동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여부, 폐렴이 발병한 시기가 사고시점으로부터 얼마나 되었는지 여부 등은 대퇴골 골절상과 폐렴으로 인한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