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25.]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구지방법원 2020. 10. 22. 선고 2020가합753 판결)

 

 

김계환 변호사(법무법인 감우)

 

 

 

 



[ 사건개요 ]

망인은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원고들) 또는 원고 A(배우자)로 하는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피보험자가 상해사고로 사망시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음.

 

망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된 후 2020. 3. 4. 15:16경 G병원에서 사망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사고’), 직접사인은 호흡부전, 중간선행사인은 패혈증, 선행사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진단됨.

원고들은 피고에게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질병에 의하여 사망한 것으로서 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함.

 

 

[ 법원의 판단 ]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급격하고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로 인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와 다른 전제 하의 원고 청구는 더 이상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망인에 대한 이 사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의 침입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되었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

 

2)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중 무증상 감염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나고, 특히 고령,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추어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까지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바, 망인은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여도 망인의 내제적 요인인 위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하여 악화되어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

 

4) 생명보험에 적용되는 생명보험표준약관 <부표4> 재해분류표의 제1조가 보장대상이 되는 재해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감염병’을 포함하고 있는 점은 인정되나, 상해보험약관의 보호범위와 생명보험약관의 보호범위는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오히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약관에는 보장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피보험자의 질병’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은 ‘질병’에 해당하고, 피고가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라고 봄이 타당하다.(항소하지 않아 확정됨)

 

 

[ 설명 ]

대상사건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를 상해사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다루어졌고, 이처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를 상해사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사망보험금 24번 사례에서 살펴본 바 있다. 아직까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체내로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병이 ‘상해’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대법원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6다206550, 2016다206567 판결“일상생활을 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되었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일상생활 중의 바이러스 등 감염에 대하여는 외래성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또한 위 대법원 판결은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는 상해사고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그러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고, 그 예를 들지도 않았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이 말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할만한 사례는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예컨대, 울산지방법원 2013. 5. 8. 선고 2013가합16097, 2013가합16080 판결의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방법원 2013. 5. 8. 선고 2013가합16097, 2013가합16080 판결[당뇨병 환자인 피보험자(피고)가 바닷가에서 맨발로 해변을 거닐다 유리 또는 조개껍질을 밟아 우측 발바닥에 작은 열상을 입고, 우측 하지에 가스괴저가 발병하여 우측 하지 대퇴부위의 절단 수술을 받은 사례]은 「통상의 경우 발바닥에 열상을 입었다고 하여 바로 대퇴부의 절단에까지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피고의 대퇴부 절단수술의 직접적 원인이 된 가스괴저 증상은 세균이 상처를 통해 침입하여 발생하는 것이어서, 당뇨병의 영향이 없었다 하더라도 가스괴저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고 쉽게 단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미루어, 의학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는 바닷가에서 발에 상처를 입어 균에 감염되었고, 통상적인 치료를 하였으나 당뇨병 탓에 회복하지 못하고 가스괴저병으로 진행되어 다리를 절단하게 된 것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뇨병이 미친 영향은 추후에 기왕증으로 인한 감액에서 고려할 요소일 것이며, 이 사건 보험사고는 일단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고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사건의 경우 세균 감염의 과정이 일상생활 중의 자연스런 감염이 아니고, 유리나 조개껍질을 밟아 열상을 입는 바람에 생긴 것이다.

 

대상판결(대구지방법원 2020가합753 판결 역시 “망인은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되었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점을 상해사고임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고 있는 점에서 대법원 2016다206550, 2016다206567 판결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대상판결은 생명보험 표준약관 재해분류표에서는 보장대상이 되는 ‘재해’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감염병’을 포함하고 있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은 인정하면서도(이에 따라 생명보험사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한다), 상해보험약관의 보호범위와 생명보험약관의 보호범위는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오히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약관에는 보장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피보험자의 질병’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의 ‘재해’의 개념과 상해보험에서의 ‘상해’의 개념이 유사하기는 하지만, 양자는 담보 방식과 요건에 있어 차이가 있고(예컨대, 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3다22058 판결 역시 상해보험약관의 보험보호범위와 생명보험약관의 그것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바 있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의 재해분류표 역시 모든 감염병을 ‘재해’에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중 일부만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 사전적 의미에서 ‘감염병’ 역시 ‘질병’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법률상 ‘질병’에 감염병이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대상판결이 들고 있는 판단근거는 수긍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