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거부처분이 위법함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대구지방법원 2024. 11. 7. 선고 2024가소255626 판결)

김계환 변호사(법무법인 감우)
[ 사건개요 ]
피고인 대구광역시(대표자 시장 홍준표)는 원고(언론사 기자)의 ‘2024년 직원 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호 제5호에 근거하여 지속적으로 업무추진 되어야 하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 공개될 경우 장래 관련 업무에 현저한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함.
[ 법원의 판단 ]
정보공개법에 따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더라도 그것이 불법행위임을 이유로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공개거부가 처분행위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것이 인정되어야 하고,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려면 처분행위자가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해당 정보가 공개거부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소속 담당자의 입장에서 원고가 요청하는 자료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정보공개거부처분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는 100만 원으로 정한다.
…중략…
② 원고는 2023년에도 ‘2023년 직원 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를 정보공개청구하였고, 피고가 이를 거부하여, 위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는데,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3. 10. 17. ㉠ 원고가 공개청구한 문서에는 피고 소속 직원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 대상, 예산, 지원기준, 기존 활동 평가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피고가 과거 직원 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를 대국민 공개로 하여 왔고, 원고가 공개청구한 문서의 내용이 피고가 과거 공개해온 문서들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점, ㉡ 피고는 위 문서에 기재된 계획이 보완, 수정될 가능성이 있고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업무의 계획과 그 업무의 실제 이행 사이에는 사정에 따라 수정, 변경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막연한 우려로 이미 작성된 업무 계획이 비공개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 이 사건 정보 공개로 인해 공정한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의 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하였다.
③ 이 사건 문서에 담긴 내용도 2023년이나 그 이전에 작성된 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에 특별한 변동이 있다고 볼만
한 정황도 인정되지 않는다.
(대구광역시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진행 중임)
[ 설명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야 하고(제3조), 모든 국민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제5조). 또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담당자는 정보공개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며, 공개 여부의 자의적인 결정, 고의적인 처리 지연 또는 위법한 공개 거부 및 회피 등 부당한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제6조의2). 특히,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한 정보, 국가의 시책으로 시행하는 공사(工事)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관한 정보, 예산집행의 내용과 사업평가 결과 등 행정감시를 위하여 필요한 정보 등은 공개의 구체적 범위, 주기, 시기 및 방법 등을 미리 정하여 정보통신망 등을 통하여 알리고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공개(사전적 공개)하여야 한다(제7조). 따라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등의 정당한 이유가 없이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거부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 이러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이 위법한 경우 행정소송에 의한 취소를 구하는 것 외에도,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할까?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에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 위반이라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다22607 판결 등 참조).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0다270909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은 더 나아가 불법행위가 인정되려면, 해당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려면 처분행위자가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해당 정보가 공개거부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대상판결 사인의 경우 원고가 요청한 정보공개대상 자료와 같은 종류의 전년도 정보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하여 비공개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는 행정심판 재결까지 있었기 때문에, 담당공무원으로서도 원고가 요청하는 자료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단체의 담당공무원이 반복적으로 정보공개를 거부한 것은 위법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원고의 알권리가 침해되었고, 기자인 원고가 언론보도를 함에 있어 시의성이 떨어지는 손해까지 입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 위법한 정보공개거부처분과 관련하여 국가배상법상 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와 관련한 기사로는
- BBK 김경준 “국가가 정보공개 거부해 피해”…법원 “국가가 100만원 배상”(아시아투데이 2014. 10. 31.)
- 공무원 골프대회 정보 감춘 대구시, 뉴스민에 100만 원 배상 판결(뉴스민, 2024. 11. 7. 대상판결 사건 관련 기사임)